기억하실런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사내에서 여과장과 썸을 탄다고 글을 올린적이 있었었습니다. 그 뒤에 어떻게 되었냐고 물으신다면 그 뒤로 세 네번의 데이트가 이어졌고, 마지막으로 하룻밤 보낸 것을 끝으로 저희는 사귀게 되었습니다.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같이 밤을 보내고 해가 떠오르는데, 어떻게든 책임은 져야 겠다는 생각에 사귀게 된 것이지요. 저는 30대 초반 그 사람은 5살 연상. 사내더라도 완전히 같은 부서는 아니기 때문에 회사에서 자주는 마두치지 않기에 사내에서는 일단 숨기기로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한동안 여자친구가 없었으니 그쪽으로 많이 고팠으니까요. 비록 5살 연상이기는 하나 그렇게 나이들어보이지 않는 외모에 제 취향을 정확히 저격하는 패션감각 덕분에 하루 퇴근 길이 기다려졌고, 어쩔 때는 회사 안에서 서로의 몸을 더듬는 경우도 더러 있었는데, 회사 내에 CCTV가 그렇게 많은 줄은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회사에서는 큰 스킨쉽은 참기로 하였는데, 먹기 힘든 떡이 더 먹고 싶다고 그 짧은 치마 속에 손을 넣어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였습니다. 게다가 다른 글에서 그 전에 어떤 여직원을 짝사랑 하였다고 했는데, 그 보상 심리인지도 어느 정도 작용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자 친구에게 미안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라고 상상을 하면서 만진 적도 없지 않아 있었거든요.
아무튼 한두달은 별탈없이 지나갔는데, 요즘은 슬슬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일단 주변 남자들의 뒷담화가 슬슬 거슬리기 시작합니다. 저를 위해서 그랬다기 보다 원래 스타일이 좋았던 사람이였는지라 눈에 띄는 날이 많은데, 꼭 그러면 남자들 눈도장 에 찍혀서 술자리에 오르내리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예전에 사귀었던 사람 얘기도 하나둘씩 나오는데, 일단 제가 몰랐던 사람들이 좀 많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중에 한명이 제 앞에서 잠자리 얘기를 하는 것도 참 듣기가 거북한 일이였습니다. 뭐 저도 역시 과거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사실 여부를 떠나서 나 말고 사내 연애가 또 있었다는 사실이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집착이 상당합니다. 여직원의 비율이 어느정도 되기 때문에 같이 점심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그 때마다 무슨 얘기를 했고, 왜 만났는지를 일일이 보고해야 합니다. 마치 와이프라도 된것 처럼 그러는데, 정신적으로 상당히 피곤해 집니다.
끝으로, 나이가 이제 보이기 시작합니다. 얼마 전에 대학생 인턴이라고 몇명이 부서에 배치가 되었는데, 아직 졸업도 안한 대학생과 여자 친구를 같이 보면 비교가 어렵습니다. 한쪽은 화장으로 가려야 하고, 다른 한쪽은 화장이 오히려 방해가 되는 피부이니 말이죠. 참고로 위에서 말한 이유로 여자 인턴한테는 절대로 접근이 불가능 합니다. 함부로 말이라도 걸었다가는 얼마나 피곤해 질지 상상도 안되네요.
요즘 잠자리에서도 뭔가 수동적으로 변해가는 것이, 왠지 끝이 점점 보이는 것 같고, 이 사람이랑 몇 십년을 더 같이 살 자신이 없어지는 것이 이제는 슬슬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기어 나오는 군요.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들어온 인턴의 미모가 정말 이지 상큼하다고 해야될까요. 존재만으로 분위기를 앞도하고 선도하고 이끌어나가는, 어두운 방안에 촛불과 같은 그런 존재감의 소유자라서 그런지 눈이 가지 않으려고 해도 안 갈수가 없습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다들 그런 모양입니다. 그러다 보니 5살 연상은 고사하고 5살 연하를 만나야 겠다는 생각이 점점 드는 군요.
다음 글은 왠지 헤어지는 글이 될 수도 있을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