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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롯데건설 관련 사건도 그렇지만,
사실 예약해놓고 위약금 지불하고 취소했다고는 해도
식당측에 전혀 데미지가 없었을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100만원이 예약 때문에 손님을 거절한 만큼의 금액이 되는지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죠
오히려 이익일 수도 있긴 하지만, 그 부분은 모르는거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60만원의 위약금에서 40을 추가로 지불한걸 봐선,
그만큼이 아마 마진의 금액이 아닐까 예상될 뿐입니다


근데 사실 이 노쇼 문제가 한두번 생긴것도 아니고,
일반 손님 1,2명이 수시로 일으키는게 아니라,
이름만 대면 알만한 조직에 소속된 단체에서도 수시로 벌어진다는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회사 인근 식당에서는 아예 예약 자체를 거부하기도 하는데,
막상 그렇게 하자니, 회사 인근 식당은 주 고객이 그 회사의 직원들이다 보니,
막연하게 예약만 거부하기도 참 난감한 상황이 자주 생기는거지요


근데 이 노쇼 건이 그냥 일부 손님 1,2명 정도의 문제라면
그건 그냥 그 손님이 개념 말아 쳐 드신 사람으로 끝날 문제인데,
보통 업주측이 데미지를 입을만한 노쇼 사건은 최소 10 ~ 20명 이상의 단체손님입니다
단순히 사람 수 만의 문제가 아니라,
식당 등의 공간이 한정되어 있는 만큼, 10석 이상의 공간을 확보하려다 보면,
실제로 중요한 저녁 타임 등의 회전율을 고려하면, 피해는 10석이 아닌, 20석 이상이 될 수도 있죠
40석 이하의 소규모 식당에서는 상당한 데미지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라는 안일한 생각도 문제이긴 합니다만,
모든 손님이 다 그렇게 개념없고 무책임하진 않습니다
다만, 이 책임의 소재가 누구에게 있느냐를 따져보면...
우리나라의 조직적인 구조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하나의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모 기업의 어느 부서에서 단체 회식을 한다고 하고,
해당 부서 인원이 20명 정도 된다고 가정을 하면,
해당 부서 부장이 회식을 준비하라고 지시하고,
과장급이 대리급에게 회식 장소를 섭외하라고 지시하게 되죠
대리급은 일단 여기 저기를 알아보고, 고기집으로 장소를 섭외해서 예약을 합니다

근데, 부장이 나중에 섭외된 장소를 듣고,
'아, 요즘 내가 나이먹어서 고기 먹으면 속이 불편한데' 라고 한마디를 합니다
그럼 과장급 이하는 부랴부랴 횟집을 찾아내라고 대리급과 함께 여기 저기를 찾아다니고,
결국 예약 시간 1시간이나 30분도 채 되지 않아서 횟집을 찾아내서 예약하게 됩니다

그럼 먼저 예약된 고기집에 대해서는 어떻게 될까?
대리급은 지시대로 한게 틀어졌을 뿐이니, 식당 전화가 와도 받지 않아버립니다
고기집 주인에겐 미안하지만, '난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니 어쩔 수 없다' 라는 생각인거죠
과장은 지시만 했을 뿐이니 예약 문제는 대리가 알아서 처리할 일이고,
부장은 그냥 언질만 했을 뿐이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습니다
결국 책임의 소재를 서로 떠넘기고, '난 죄 없어' 라는 식으로 넘겨버려서 양심을 속이는거죠
조직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기본적인 개념 따윈 물건너가는겁니다


이는 실제 회사 생활을 해 보신 분들이라면, 한두번쯤 겪을 수 있는 일이고,
저 또한 과거에 이런 상황을 겪어본 사람입니다
식당 주인에게 욕은 욕대로 쳐먹고, 미안하다고 사비로 10만원이라도 위약금 보내주겠다고 하고...
과장에게 그런 일 이야기 해 봐야, 그 문제에 대해서는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일게 뻔하구요
오히려 그런 문제 제대로 해결 못했다고 무능하다는 식의 핀잔이나 들을게 뻔하거든요
그딴 소리 듣느니, 그냥 사비 10만원 써버리고 말겠다는 생각부터 들게 되고,
그런게 쌓이고 쌓여서, 불합리한 조직 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느껴지게 되는거지요

이게 참 웃기는건데,
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부장이 책임이 있다고 말하기도 애매하고,
알아서 기는 과장에게 책임을 전가하자니... 그것도 참 애매합니다
지시대로 따른 대리 입장에서는 기분 참 더럽지만,
'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야' 라는 명분이 있으니, 
이걸 대리 잘못이라고 말 할 수도 없는겁니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식당 주인에게 가게 되는거죠


갑질 논란이 참 이래 저래 말 많은 세상입니다만,
사실 요즘이 오히려 그래도 덜한겁니다
적어도 갑질을 대놓고 갑질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시대가 된거니까요

과거엔 이런 상황이 지극히 당연했고,
인근 식당들도 이런 꼴 당해도, 먹고 살만큼의 매출은 나왔으니,
그냥 재수가 없었다 생각하고 견디고 살아왔지만,
이젠 경기도 과거보다 나빠지고, 임대료와 인건비 등의 문제를 감당하기 힘들다 보니,
영세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런 문제가 과거보다 더욱 치명적인 데미지로 받아들이게 되는거죠

이런 문제에 대해서 무작정 비판부터 하고 보는 네티즌들이야,
대부분 SNS 등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20대 이하 젊은 층들이 대다수고,
세부 사항을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 보니,
무작정 갑질 논란에서 해당 이름이 거론된 조직을 욕하고 보는 식이긴 합니다만,
안을 들여다 보면, 이 갑질에 대한 노쇼 문제가, 그리 단순한게 아닙니다
큰 회사가 시시콜콜하게 작은 영세 식당 하나에게 갑질을 할 이유가 없구요
단순히 개념없는 손님 한두명이 이런 문제를 만드는게 아닙니다

결국은 알아서 기는 조직 문화가 팽배하다 보니,
별 힘도 없는 조직의 부품에 지나지 않는 직원이 영세 식당에게 갑질하는 사건이 벌어지게 되고,
따져보자면, 그 직원도 어찌보면 피해자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거지요
그리고 그렇게 지내왔던 그 대리 직원도,
나중에 과장이 되서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그게 마치 당연한것 처럼 인식하게 되고, 대리가 알아서 할 일이니까,
자기는 뻔히 상황을 알면서도 외면하게 될겁니다
'그런걸 해결하는게 능력이다' 라는 말이나 하면서 말이죠

객관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사회는 사실 군대와 똑같습니다
어찌보면 군대보다 더하죠
먹고 사는 생존문제가 걸려있다 보니, 더 절실하고, 더 날카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냥 보는 제 3자 입장에서는 이게 그냥 단순히 회사의 이름이 걸린 갑질 노쇼로 보이겠지만,
위 상황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게 그렇게 단순히 노쇼 문제만이 아니라는걸 아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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