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수타면’인데 공장서 찍어냈다고 10배 배상금…“아직 중국 식파라치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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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구매·소송 등 분담해 조직적 행동…수입산 식품 라벨 표기 문제점 노려

중국의 한 직업형 ‘식파라치’(식품과 관련된 문제점을 찾아내 신고하는 방법으로 배상금이나 포상금 등을 타내는 파파라치)는 청두(成都)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한국산 인삼주 35병(1만6030위안, 약 264만원)을 구입한 뒤 술병에 붙어 있는 라벨 표기 내용을 빌미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식파라치는 5년근 이하의 인공 재배된 인삼의 경우 중국어 라벨의 성분표에 인공 재배한 삼이라는 사실을 명기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점과 고형물 함량을 표시하지 않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소송에서 패한 판매업체 측은 결국 식파라치들이 인삼주를 구입한 돈의 10배인 16만300위안(약 2644만원)과 소송비용을 물어줬다. 

베이징의 대형 쇼핑몰에서 한국산 기능성 음료 5000병을 산 다른 식파라치는 음료에 들어있는 원료 중 하나인 황기가 중국 위생부에서 허가한 원료가 아니라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해 구매가의 10배인 9만9000위안(약 1633만원)을 챙겼다. 

최근 한·중 해빙 분위기 속에 국내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이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식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전문 식파라치에 걸려들어 고통을 겪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중국의 식파라치가 주로 노리는 것은 라벨 표기 내용이다. 중국 정부가 2015년 식품안전법을 개정하면서 ‘소비자를 오도하는 라벨’에 대해 10배의 배상규정을 둔 것이 계기가 됐다. 식품에 사용된 원료를 빌미로 소송을 거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제품의 명칭과 내용물이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경우까지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한 식파라치는 대형 매장에서 ‘수타면’이라는 이름이 붙은 한국산 면류를 구입한 뒤 ‘이름은 수타면인데 실제 내용물은 공장에서 기계로 생산된 면’이라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 패한 판매업체 측은 결국 10배의 배상금을 지불했다. 한국산 간장 병에 중국어 라벨이 없는 것을 문제 삼아 배상금을 받아낸 식파라치도 있었다. 

중국의 식파라치는 1명이 개인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구매팀·시장조사팀·소송전담팀 등으로 역할을 나눠 집단으로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밝혔다. 중국의 식파라치는 문제가 있는 제품을 발견하면 전국 곳곳에서 동시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

식파라치로부터 고소를 당하면 보통 2년 동안은 소송으로 고통을 겪게 된다. 소송비용 등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은 물론 이미 유통 중인 상품을 철수하거나 반품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몰릴 수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식파라치를 피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 진출 전에 중국 식품안전법의 라벨표기 규정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법에 부합하는 라벨을 작성·부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료 규정이 한국과 다른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식품에 사용한 원료가 중국의 법에 맞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트북 키보드만 쳤는데 개인정보 줄줄…보안전문가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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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460개 모델서 '키로거' 발견
키보드 탐지해 비밀번호 등 탈취
스파이웨어도 발견… 보안 심각
노트북 '대목시즌' 피해 주의보 

연말·연초는 수능을 끝낸 학생들과 새 학기를 준비하는 대학생들로 인한 노트북 대목 시즌이다. 그런데 일부 유명 브랜드 노트북에서 '키로거'와 '스파이웨어'가 잇따라 발견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HP 노트북 시리즈인 '엘리트북' '프로북' '파빌리온' 등 총 460개 모델에 내장된 키보드 소프트웨어(SW) 드라이버에서 키로거가 발견됐다.

키로거는 사용자의 키보드나 터치패드 움직임을 탐지해 아이디·패스워드·계좌번호·카드번호 등 중요한 정보가 입력되는 값을 탈취하는 악성코드다. 사용자의 중요 데이터를 컴퓨터에 비암호화한 상태로 저장한 후 공격자에게 전송하는 방식이다. 삼성 노트북도 지난 2011년 키로거 설치 논란이 일었는데 당시 삼성전자는 직접 반박에 나섰다. 삼성의 적극적 해명으로 키로거 설치는 사실무근으로 판명됐지만 논란만으로 브랜드 가치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ZwClose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보안 전문가는 지난 8일 자신의 블로그에 "HP 노트북 터치패드 드라이브 '파일(Synaptics.sys)'을 통해 계정정보와 신용카드 등을 포함한 중요 데이터를 해커에게 도용당할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 전문가는 관련 문제점을 지난달 HP에 알렸으며, HP 제품보안대응팀(PSRT)이 심각성을 인지, 현재 공식사이트를 통한 드라이버 업데이트 패치 파일을 제공 중이다. 이와 관련해 HP 측은 별도의 사과문 없이 "이번 보안 패치는 가능한 한 빨리 처리돼야 한다"면서 "HP는 고객에게 안전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SW 제품의 보안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HP 노트북은 올해 들어서만 '오디오 드라이버 키로거(Conexant HD, 5월)', 'HP 터치포인트(스파이웨어, 11월)'가 발견되며 제품 안정성과 보안성에 문제를 드러냈다.

이 회사는 노트북뿐 아니라 기업용 제품을 포함한 54개 프린터 모델에서도 지난달 22일 '펌웨어(하드웨어 제어 및 구동 SW)' 고위험 취약점이 발견, 긴급 패치파일을 배포했다. HP는 세계 노트북 및 프린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레노버도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요가' 시리즈 등 일부 노트북 모델에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스파이웨어 '슈퍼피시'를 설치해 판매한 혐의로 미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350만달러(38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처럼 공개적으로 알려진 문제점은 빙산의 일각으로 실제 소비자들의 피해는 훨씬 심각할 것이라는 게 보안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희조 IoT·SW보안 국제공동연구센터장(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악성코드가 제품에 설치돼 판매되는 경로는 보안성과 호환성 테스트를 위한 SW를 실수로 상용제품에 탑재하는 경우와, 제조사가 의도적으로 집어넣는 경우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제품 브랜드를 믿고 사는 것인데 악성코드가 설치돼 있으면 황당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면서 "제조사 입장에서도 복잡한 개발·생산 단계를 거치며 모든 취약점을 파악하기 힘들 수 있는 만큼 결국 보안업계에서 이를 최대한 파악하고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게 현실적인 방법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경탁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