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부터 노안도 오고 눈이 좀 나빠지더군요.
뭐 나이가 있으니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움이겠죠.
월요일에 퇴근해서 집에 있는데, 집이 뿌옇고, 오른쪽 눈에 날파리 내지는 아메바가 다니더군요.
혹시나 해서 검색을 해보니 비문증과 증세가 유사하더군요.
비문증은 노화에 따른 질병인데, 별 치료법은 없다고 나오더군요.
화요일 겁나 추운데, 회사에 전화하고는 일단 영등포 김안과로 갔습니다.
11시 넘어 도착하니, 오전 진료는 끝나고, 오후 진료로 넘어가네요.
배도 고프고 해서 타임스퀘어 앞에 있는 송죽장에서 짬뽕 한 그릇 먹고 다시 진료실에 올라갔죠.
안압도 측정하고, 시력도 재고, 산동제를 넘어서 동공도 크게 하는 여러가지 조치를 일단 취했습니다.
여기서 간호사가 좀 띨띨한지, 오른쪽 눈이 문제인데, 왼쪽에만 산동제를 왕창 넣고, 정작 오른쪽은 거의 흘러 내려서 다시 투약 후 30분을 기다린건 에러네요.
의사가 열심히 보더니, 비문증이 아니라 망막열공으로 진단하네요.
다시 말해 망막이 찢어져서 그렇다고, 응급수술을 권하더군요.
멍해 있는데, 일단 수술은 레이저로 하니 동의를 했습니다.
수술전 설명을 해주는데 2가지가 웃기더군요.
1. 당일 응급수술이라 수련의가 하는데, 망막에 흉이 남을수도 있다.
-> 흉이 난 곳은 살짝 안 보일 수도 있다.
2. 레이저 수술인데, 라식이나 라섹같은 효과는 없다.
-> 시골분들이 많이 오는 병원이라 레이저 수술하면 다 시력이 좋아지는 줄로 안답니다.
일단 수술에 동의한 후 마냥 기다리는데,
아무래도 눈이다 보니, 수련의한테 맡기기가 뭐해서, 간호사 한테 껌 한통을 주며 살짝 얘기를 합니다.
저 : 혹시 다른 날로 예약하면 전문의가 해줄 수 있나요?
간호사 : 네, 그런데 망막열공은 움직이다가 망막분리가 일어날 수도 있어서, 거의 응급수술로 해요.
저 : 몸이 1000냥이면, 눈이 900냥이라 했거늘, 수련의는 좀 불안해요.
간호사 : 그럼 제가 다른 분 알아봐 드릴께요.
이리해서 마냥 진료실에 대기를 타는 신세가 되었죠.
시간이 조금 지난 후, 간호사가 예약 환자가 안 오는 빈 시간이 있으니 진료실 앞에 계속 기다리고 있으면 그때 수술하자고 하더군요.
수술은 뭐 그리 복잡하지는 않더군요.
다만 찢어진 부분 주변을 360도로 레이저로 봉합하는데, 마취를 해도 느낌이 오긴 하네요.(따끔)
수술이 끝나자 의사가 저한테 이렇게 빨리 오는 망막열공 환자는 처음 봤다고 하더군요.
증상이 있기 전에는 노안이 불편했으나, 지금 심정은 날파리만 없어도 살겠습니다.
참, 발병 원인은 보통 외부 충격인데, 저는 그런건 없고, 주로 고도근시인 사람이 좀 더 발병할 확률이 높다고 하네요.
나이 들면 치과&안과는 정기적으로 가야겠습니다.
수납하면서 다시 한번 건강보험의 소중함을 깨달았네요.^^
2주간 안대하고 다니라고 하니 회사에서 눈병 환자로 오인 받고 있슷ㅂ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