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홍콩에 60년만에 가장 강력한 수퍼태풍이 몰아쳤습니다

홍콩에 와서 매번 호들갑만 떨고 그리 큰 태풍피해를 본 적이 없었던거 같은데 이번엔 정말 강력하더군요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29층인데 아파트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뭐..

실시간으로 SNS에 올라오는 동영상들을 보니 더 가관이 아니다 싶을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더군요

암튼.. 토요일 저녁 태풍경보가 시작되기 전에 몇몇 언니들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기상청 예보로는 일요일과 월요일 오전까지 태풍 영향아래 있을거라고 하길래

혼자 집에 틀어박혀서 너무 심심하겠다 싶었죠

'태풍도 오고 주말에 할일도 없는데 울집에서 고기나 구워먹고 영화나 볼까?'

딱 4명의 처자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그 중 2명에게서 답장이 오더군요

한명은 태풍은 가족과 함께 피하고 싶다고 하고 다른 한명은 자기도 혼자 집에 있을 예정인데

무서워서 자기 친구를 부를까 고민중이라더군요

울집에 오면 먹을 식량도 많고 영화도 여러편볼수있고 비디오게임도 몇가지 있다고 꼬셨더니

어렵지 않게 넘어왔습니다

밤 10시쯤 저희집에 도착.. 같이 늦은 저녁먹고서 영화를 보다가 1떡

새벽에 일어나 다시금 1떡...

아침 11시쯤 일어나 늦은 아침을 먹으려는데 와.... 바깥 풍경이 정말 장난아니더군요

바닷물이 당장이라도 아파트까지 덮쳐오려고 하고 어디서 떠밀려왔는지 배 몇대가 풍랑에 흔들리며 갈팡질팡..

처자랑 둘이서 홀라당벗은 상태로 1시간여를 구경햇습니다

저희 아파트도 영향을 받는건지 조금씩 흔들리는게 느껴지고 아파트 경비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단수, 단전에 준비하라고 경고를 날리니 처자는 겁을 먹고..저도 살짝

이미 생수니 음식들은 충분이 준비해놓은 상태라 샤워할 물만 나오면 문제없겠다 싶어서

처자랑 둘이 깨끗히 샤워를 하고서 아침식사 후 흔들리는 아파트를 느끼며 창가에서 다시 1떡

이거 꽤나 스릴이 넘치더군요

영화틀어놓고 쇼파에 둘이 누워있는데도 배안에 있는것처럼 울렁거릴 정도였으니

암튼... 다행히 오후가 되니 잠잠해지고 바람도 덜 해지던데, 쏟아져나오는 동영상과 사진으로봐서는

다른 지역은 피해가 컸던 모양입니다

태풍이 오고 지나갈때까지 잘먹고 잘쉬고 떡도 맘껏쳤으니 태풍을 참 슬기롭게 잘 대처하긴 했네요

떡치고 처자랑 같이 있는내내 저도 살짝 긴장해서 인증샷이니 뭐니 찍을 시간도 없었다는..

대신 몇장의 조공짤로 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