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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1 11:42

분노의고추™ 조회 수:3,799 댓글 수:32 추천:39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일본의 문명이 가장 보잘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메이지 유신 이전의 일본의 정치체제 법률 및 문명은 그야말로 형편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체계도 제대로 안잡혀있고 제도도 개판이고, 그래서 기존의 제도를 싹 갈아엎고 서구의 것으로

 

대체하는데 망설임이 없었죠.

 

 

 하지만 중국과 조선의 경우는 다소 얘기가 틀립니다.

 

조선의 정치체제에 대해서 폄하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조선의 정치제도 및 법률은 나름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그걸 다루는 사람들이 부패해서 문제가 다소 발생하긴 했지만요.

 

 어쨋든 일본에 비해선 나름 발전된 제도와 문명이 있었기 때문에 이걸 쉽게 버릴수가 없었죠.

 

 그래서 청같은 경우는 기존의 제도를 고수하는 상태에서 서양의 발전된 부분만 도입할려고 했는데,

 

이걸 청의 양무운동이라고 합니다. 조선도 이게 좋은 줄알고 완전히 싹 갈아엎는 일본의 메이지유신보다는

 

청의 양무운동을 본받아서 개화를 할려고 하죠.

 

 하지만 결과적으론 청의 양무운동은 실패합니다. 나름 성과가 없다곤 할 수 업지만 일본처럼 성공적이진

 

못하고, 기존 보수파와 개화파들의 의견차이와 대립으로 인해 제대로 진행이 되질 않았습니다.

 

언제나 기득권 세력이 문제죠.

 

 이런 실패한 청의 방식을 답습할려고 했던 조선은 말할 것도 없구요.

 

 

 조선에서도 일본의 메이지유신을 본받아 싹 갈아엎으려는 시도가 있긴 했습니다.

 

다들 아시는 갑신정변 3일천하 초기 친일개화파였던 김옥균 박영효 서재필이 주도했었죠.

 

친일파 = 매국노 공식으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공식이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합방이전 친일파는 부국강병을 원했던 개화파들이 많습니다. 

 

 매국노의 대명사인 이완용 같은 경우는 이 당시엔 반일이었죠. 아관파천을 주도한 친러파였다가

 

일본이 정권을 장악하니까 친일파로 돌아선 인물.

 

 어쨋든 갑신정변은 민비가 청의 군대를 불러들여서 실패했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앞에서 말했던

 

조선의 기존의 정치 사회제도를 갈아엎고 서구의 것으로 대체하는 데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았고,

 

왕부터 백성들까지 이렇게 바꿔야 한다는 당위성과 공감대가 전혀 형성이 되지 않았던 것이

 

근본적인 실패의 원인이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일본의 메이지 유신 성공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냐 한번 살펴보도록 하죠.

 

말했듯이 메이지 유신 이전의 일본은 아주 형편없는 문명이었습니다.

 

 

 가끔 착각하시는 분들중에 임진왜란 때 이미 일본이 조선을 앞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종종

 

있으신데 전혀 아닙니다.

 

 군사력에서만 밀렸습니다. 전국시대를 막 통일한 이후라 그동안 전란에 투입된 일본의병사들 수도 

 

많을 뿐더러 병사 개개인들도 대부분 산전수전 다 겪은 정예병이었죠.

 

 반면 조선은 그동안 큰 전란 없이 평화시대라 싸움 구경도 제대로 못한 병사들이 대부분이었구요.

 

그 수도 절대적으로 열세였습니다.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상대가 안됐습니다.

 

 

 조총때문에 밀렸다고 생각하는 견해가 있는데, 이 조총에 대해서 잠깐 얘기해 보자면

 

 조총이라는 신무기도 일본은 있었고, 일본이 우리보다 발전했던 것이 아니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혀 아닙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이당시 일본은 개화를 한게 아니라 당시 전란이었던 전국시대라

 

신무기인 조총만 받아들인 것입니다. 받아들였다기 보단 서양의 상인한테 서양의 화승총 두자루를

 

사들인 다음에 그걸 분해해서 자체 개발한게 일본의 조총입니다. 그전까진 신문물은 중국과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들어갔다면 16세기 대항해시대 이후는 해양으로 일본이 가장먼저 신문물을 접하는 경우도

 

많았죠. 하지만 개화가 이뤄진 것은 아니고, 진정한 개화는 전국시대와 에도 막부 시대를 거쳐

 

무려 300년 뒤에나 이뤄집니다.

 

 임란이후엔 조선도 조총을 받아들였지만 조선도 역시 개화를 한건 아니죠.

 

 

 그리고 임란때 조총때문에 밀렸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조선의 활에 비해 장단점이 있고, 성능이 결코

 

좋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원거리 무기이면서 유효사거리가 너무 짧습니다. 50m밖에 안되죠.

 

유효사거리가 100m가 넘는 각궁의 절반도 안됩니다. 게다가 활에 비해 연사속도도 느리기 때문에

 

조총부대로만 구성된 일본군이었다면 오히려 상대하기 쉬웠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조총의 장점도 있었습니다. 짧기는 하지만 유효사거리 내에선 살상력이 뛰어나고

 

체력이 약한 병사들도 단기간에 육성이 가능했죠. 보병이나 궁병들은 오랜기간 훈련을 거쳐야 했다면

 

조총병같은 경우는 화승총 사용법과 조준법등만 익히면 속성으로 금방금방 뽑아 낼수가 있었죠.

 

 중거리 직사화기 조총병이 우리에게 없었다는 건 전술운용에 있어서 한가지 약점이 될 수는 있었지만

 

임란때 조선이 밀린 결정적인 이유는 아닙니다. 초반엔 병사의 질과 양적인 면에서 크게 밀렸기 때문에

 

질 수밖에 없었던 전투였고, 임란 중후반 들어서면 전투 경험을 쌓은 만렙 의병들이 일본 정규군 관광하는

 

전투등도 등장하죠.

 

 어쨋든 일본의 개화는 임란이후 한참뒤에 메이지유신때 하게 됩니다. 그전까진 일본은 조선이나 중국에 비해

 

후진국이었습니다.

 

 메이지 유신원년을 1868년으로 보고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승리한게 1895년 이니까

 

불과 30년이 안되는 기간동안 후진국이었던 일본이 눈부신 발전을 해서 서구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입니다. 제3자의 입장이라면 기적같은 일이라고 칭찬해주고 싶겠지만, 우리 민족은 이 여파로 인해

 

피해를 본 당사자이기 때문에 너무나도 뼈 아프죠.

 

 

 일본엔 있었지만 우리에겐 없었던 메이지유신, 사카모토 료마, 이토 히로부미

 

 안중군의사에게 저격 사망한 이토 히로부미. 우리에겐 침략의 원흉이지만 일본에겐 화폐모델로 오랬동안

 

등장했던 위인이죠. 지금은 지폐에서 빠지긴 했지만, 초대 일본 총리로서 메이지 헌법의 초안을 작성하고

 

현 일본의 의회 제도와 양원제를 확립한 사람입니다. 초대 총리부터 시작해서 3번인가 4번정도 총리를 하면서

 

일본제국의 기틀을 만든 사람이었고, 매우 주도 면밀한 사람이었습니다. 사생활은 여자를 밝혀서 상당히 난잡

 

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것때문에 지폐인물에서 퇴출됐다는 설도 있고..

 

 

 이토 히로부미가 사망한게 1909년입니다. 합방 1년전이죠. 이토 히로부미가 제국주의이긴 하지만 당시

 

일본내에서는 온건파라서 만약 살아있었다면 역사가 약간 바뀌었을지도 모릅니다. 살아있었어도 합방은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대세이지만 그 과정과 방법은 달랐을 수도 있고, 어떤 면에선 조선의 독립은

 

훨씬 더 어려워졌을 지도 모릅니다.

 

 

 이토 사망후 일본은 제국의 길에 들어서긴 하지만,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중일전쟁이라는 악수를 두고,

 

1차대전때(이때는 일본이 영국진영이라 승전국)와는 달리 2차대전때 독일진영에 참가하는 초악수를 두고,

 

태평양전쟁을 일으키는 초거대악수를 연이어 두게되고, 결국 원자폭탄 두방 쳐맞고 패망하게 됩니다.

 

 

 우리는 뼈저리게 겪은 근대 역사이긴 하지만, 일본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기 보단 후진국이었던 일본이

 

어떻게 그 짧은 기간에 제국이 될 수 있었고, 패망의 원인은 무엇인가? 우리는 왜 그렇지 못했는가? 에 대해

 

냉철하고 정확한 분석과 현실인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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