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자극으로 섹스리스 탈출하는 노하우

[박혜성 원장의 섹스 레슨]

10여 년 동안 성에 관한 상담과 치료를 해온 산부인과 전문의 박혜성 원장. 섹스에서 얻는 만족이 가정의 행복을 좌우한다고 말하는 그가 섹스리스가 되는 원인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일러주었다.

▲박혜성 원장은 시각·청각 등 오감을 적절히 활용한 섹스테크닉으로 섹스리스를 탈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부 가운데 섹스리스가 30~40%에 이른다고 한다. ‘섹스리스 부부’는 ‘특별한 사유 없이 한 달 이상 성 관계를 갖지 않는 부부’를 의미한다.

경기도 동두천 해성산부인과(031-860-6000) 박혜성 원장은 “보통 섹스리스라고 하면 중년을 훨씬 넘긴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요즘 젊은 부부들 가운데도 섹스리스가 적지 않다”며 “섹스리스는 부부 갈등, 우울증, 대인 관계에 있어서 자신감 저하, 심지어는 이혼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으므로 방치해서는 안되며 즉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섹스리스가 되는 원인은 복합적이에요. 배우자에 대한 미움과 갈등, 불신, 과거 경험한 성적 공포감 등 심리적인 원인도 있고 호르몬 불균형 등이 원인이 될 수도 있죠. 또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성욕이 저하돼 섹스리스 부부가 되는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일 정도로 재미없는 섹스를 하기 때문이에요. 다들 재미없는 섹스를 하느니, 차라리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게 다음 날을 위해서 낫다고 생각하는 거죠.”

박 원장은 특히 젊은 부부의 경우는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섹스 습관이 바뀌고 횟수가 줄어들어 섹스리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혼 때는 자주 섹스를 하던 부부도 임신을 한 뒤에는 섹스 횟수를 줄이게 돼요. 섹스가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 섹스를 기피하게 되는 거죠. 임신 중 섹스가 태아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가 의학적으로 근거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저조차도 그 기간에는 섹스가 꺼려지더라고요.

또 모유 수유하는 동안에는 애액 분비가 원활치 않아 성교통이 동반되는데다 육아 스트레스로 인해 섹스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어 섹스리스가 되기 쉽죠.”

박 원장에 따르면 임신 출산 기간을 잘 넘겼다고 하더라도 부부가 갱년기에 접어드는 시기에 또 한번 섹스리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남편은 업무 스트레스에 따른 성욕 감퇴, 발기부전 등의 원인으로 섹스를 멀리하게 되고 아내는 질이 건조해져 섹스의 쾌감을 제대로 즐기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원장은 “섹스리스 부부가 되지 않으려면 임신기간, 수유기, 그리고 중년의 갱년기를 잘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섹스의 횟수가 줄었다고 금방 부부관계가 끝난 것처럼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부부 가운데 한 명이 성기능 장애를 가져 성생활이 원만하지 못하다면 의학의 도움을 받아야겠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섹스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 이후에도 계속 섹스에 대한 욕구가 일도록 하면 된다는 것. 박 원장은 “섹스에 대한 흥미를 높이기 위해서는 청각 시각 후각 미각 등 오감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부 환경에 신경을 쓰면서 섹스에 몰입하기는 정말 힘들어요. 음악을 틀어놓고 섹스를 하면 다른 가족이나 외부 환경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신음 소리가 밖으로 새나가는 걸 막을 수 있어 효과적이죠. 전희 때 여자에게 하는 남자의 부드러운 말은 청각을 자극해 로맨틱한 느낌을 주고요.”

그는 또한 적절한 시각적 효과로 섹스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시각은 일반적으로 남성의 성욕을 자극하는 가장 큰 요소로 꼽히고 있어요. 조명은 너무 어두운 것보다 따뜻한 느낌을 주는 정도의 밝기가 좋죠. 또 부부가 매일 만나는 집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색다른 기분으로 섹스를 하는 것도 도움이 돼요.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성인 100명에게 어느 때 성생활을 기분좋게 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50% 이상이 여행을 떠났을 때나 분위기 좋은 데서 섹스할 때를 꼽았다고 합니다.”

“음악 조명 향수 술, 적절히 활용하면 섹스 욕구와 만족도 높일 수 있어요”

박 원장에 따르면 후각 역시 성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섹스를 하기 전 향수를 살짝 뿌리면 후각이 자극돼 성적 흥분에 도움이 된다는 것. 냄새에는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라고 한다.

박 원장은 “손과 입술, 혀 또는 각종 소품으로 촉각을 자극하거나 섹스 전 가벼운 와인 한 잔 등을 마시고 섹스에 임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키스할 때 서로 혀가 닿는 느낌, 상대의 윤기 있는 깨끗한 머리카락이 자신의 몸에 닿았을 때 느낌 등은 섹스 욕구를 높이는 데 도움이 돼요. 또 미각도 섹스 욕구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예요. 때문에 와인이나 자신에게 맞는 술 한 잔 정도를 마신 후 적당히 기분이 좋아진 상태에서 섹스를 하는 것도 좋아요. 분위기를 전환시켜주기도 하고 걱정·불안 등을 없애줄 뿐만 아니라 찌든 일상에서 해방된 느낌을 안겨줘 성적으로 강한 욕구를 유발하는 촉매 역할도 하거든요.

기획·김명희 기자 / 글·김정후‘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