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기 전파 가능성’ 제기…세계 각국 사람 간 전염 확산 ‘비상’

서울 중구 명동 일대 약국에 마스크를 사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양회성 기자 [email protected]중국에서 무(無)증상 환자에 의한 감염,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환자 발생에 이어 공기 전파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걸어다니는 숨은 감염원’ 확산을 위한 강력 대응에 나섰다. 미국에서도 이 바이러스가 사람 간에 전염된 첫 사례가 확인돼 비상이 걸렸다.

● 中, 춘제 연휴 종료 앞두고 비상

중국의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는 추가 연장이 없다면 2일 끝난다. 귀경 등 대이동이 다시 예상돼 중국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 장류보(張流波) 수석전문가는 “우한 폐렴인지 독감인지 구분하기 어려워 숨은 전염원이 현재 전염병 상황 통제를 가장 어렵게 하고 있다”며 “연휴가 끝나 이들이 직장으로 나오면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31일에도 랴오닝(遼寧)성 차오양(朝陽)시에서 무증상 환자가 발생했고,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무증상 환자가 일가족 6명을 감염시킨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 News1중국 정부는 초강력 대응에 나섰다. 31개 성 가운데 16개가 시외 여객 운수를 전면 중단했다. 28개 성의 여러 도시들은 일부 시내 대중교통도 중단했다. 북-중 접경 지역인 랴오닝성은 293개 고속도로 요금소 가운데 150개 요금소를 폐쇄했다. 중국 전역 1944개 기차역에서 체온 검사를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국가세무총국은 이달분 납세 신고 기한을 일주일 연기했고 민정부는 2일부터 시작한 혼인 신고 업무 연기까지 지방 정부들에 권고했다. 초중고, 유치원, 대학은 16일 이후로 연기했다. 대부분 지방 정부들도 기업들에 9일까지는 직원들을 출근시키지 말 것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연일 관영 매체에 등장해 “외출하지 말고 낯선 사람과 접촉을 줄이라. 낯선 사람과는 1m 이상 거리를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연휴 뒤 직장에 복귀해 동료들과 밥을 먹더라도 말을 최대한 하지 말라”는 조언까지 등장했다.

● 美, 첫 사람 간 감염 확인

뉴시스30일(현지 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및 시카고트리뷴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는 우한 폐렴이 사람 간에 전염된 사례가 발견됐다. 환자는 중국 우한(武漢)으로 여행을 다녀온 뒤 우한 폐렴에 감염된 60대 시카고 환자의 남편이다. 미국에서는 여섯 번째 우한 폐렴 환자이자 사람 간에 감염된 미국 내 첫 사례다. CDC는 미국 내 36개 주에서 확진 환자 및 감염 가능성이 있는 165명(29일 기준)을 모니터링 중이다.

전세기로 우한으로 철수한 미국인 195명은 캘리포니아주 마치 공군기지에 72시간 격리 조치됐으며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은 없다. 미 국무부는 중국 전역에 최고 수준인 4단계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처음으로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30일 “우한에서 온 중국인 관광객 2명이 우한 폐렴을 확진 받았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서도 처음으로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 日, 귀국자 격리 위해 페리까지 임대

각국은 우한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수송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은 31일 세 번째 전세기로 149명을 수송했다. NHK는 이들 중 8명이 우한 폐렴 의심 증상을 보여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당국은 우한 폐렴 감염이 확인된 경우 강제입원 시킬 수 있는 ‘지정 감염증’ 조치를 당초 7일 시행 예정이었으나 1일로 앞당겼다. 우한에서 온 시민을 격리하기 위해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페리를 대여했다고 NHK는 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지통신에 “언젠가 귀국자 전원을 격리시킬 수밖에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영국은 31일 우한에 거주하는 자국민과 일부 외국인 110명을 전세기로 탈출시켰다. 탑승객들은 영국 브리즈 노턴 공군기지에 기착한 뒤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 숙소로 이동해 2주간 격리된다. 프랑스도 전세기편으로 우한에서 자국민 200여 명을 이송했다.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도 우한에 전세기를 보내 자국민을 데려올 예정이다.

© News1아프리카는 바이러스 상륙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케냐항공은 지난달 31일부터 중국 광저우를 오가는 항공편을 전면 중단했다. 나이지리아는 시민들에게 중국 여행 연기를 권고했다. 터키 파키스탄 등은 확진 환자가 없지만 베이징 광저우 상해 등을 오가는 일부 노선을 중단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email protected]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