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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3 02:10

이이에 조회 수:3,348 댓글 수:10 추천:14

일본문화

한국에서는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환락업소가 일본에는 많다. 그 가운데서 대표적인 곳이 아마 <핑사로>라는 업소일 것이다. 한국에서도 매춘을 하는 업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훤한 대낮에 그것도 일반 레스토랑에서 이상한 서비스를 하는 업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핑사로라는 말은 핑크+살롱 의 합성어로서 이 업소에서는 일반 레스토랑이나 커피숍 분위기에서 여종업원이 남자 손님에게 입으로 서비스하여 주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바로 옆자리에서 옆사람이 서비스 받는 것을 볼 수도 있다. 이런 곳이 어떻게 가능한가? 이 업소는 일본의 '매춘 금지법'을 교묘하게 이용한 서비스의 하나인 것이다. 일단 서비스가 시작되면 바로 앉은 자리에서 손님의 바지를 내리고 입으로 서비스를 하기 시작한다. 옆 테이블을 힐끔 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왼쪽을 봐도, 오른쪽을 봐도 모두들 그런 서비스를 받고 있으니 굳이 유교적인 관념에 매여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놀랄 수 있는 광경이다. 칸막이가 있는 <핑사로>도 있으나 그런 곳도 칸막이 너머로 하는 행동이 모두 보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가리기 위해 칸막이를 했다기 보다는 엿보는 기분을 주기 위해 칸막이를 형식상 해놓은 듯 하다.(변태일수록 밝은 곳은 선호한다고 한다.) 멀쩡하게 생긴 아가씨들이 입으로 서비스해 주는데, 콘돔을 끼고 하는 곳도 있고 콘돔을 끼지 않고 하는 곳도 있다. 이러한 일본의 성문화에 대하여 이번 파트에서 다루어 보았다.


Ⅰ. 노조키(のぞき部屋)

노조키(のぞき)란 무언가를 '엿본다'는 뜻이고, '部屋'는 방이란 뜻이다. 이름으로 알 수 있듯이 무엇인가를 엿보는 방이 있는 유흥업소이다. 이케부쿠로나 신주쿠 등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보통 지하에 있는 업소가 많다. 들어가면 밀실들이 있고, 그 밀실에는 각각 손님 한 사람씩 들어가게 된다. 밀실속에는 특수유리로 된 조그만 창이 있고 옆에는 휴지와 쓰레기통이 있다. 특수유리는 반대편에서는 거울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쪽이 전혀 들여다 보이지 않는다. 방속에는 여자가 들어가 있다. 여자가 가운데서 쇼를 하고 그것을 몰래 보는 구조로 되어 있다. 노조키에서 하는 쇼는 주로 여자의 자위행위쇼이다. 밀실은 아주 좁다. 공중전화 박스 정도의 크기이다. 이 좁은 방에 들어가 있으면 쇼를 시작하는데, 음악이 흐르면서 속옷바람의 여자가 한 명 나와 은근한 춤을 추다가 천천히 속옷을 하나 둘씩 벗기 시작한다. 밀실의 위치에 따라서 보이는 각도가 틀리기 때문에 여자는 한 바퀴 돌면서 골고루 보여준다. 슬슬 쇼가 무르익으면 여자가 홀랑 다 벗고 자위행위를 하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여자가 자위행위 끝에 클라이맥스에 다다르게 되면 쇼가 끝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밀실에서 갇힌 채 여자의 쇼를 구경하고 있으면, 서비스 걸이 노크를 한다. 그 여자는 밀실안에 있는 흥분된 손님에게 손과 입으로 서비스를 해주는 서비스걸인데, 손이냐 입이냐를 선택할 수가 있다. 돈을 더 내는 추가 서비스를 받지 않고 단순히 엿보기만 해도 된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고교생들도 심심할 때 자주 이용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일본 사람들이 엿보기를 좋아하는 까닭에 몰래 카메라라는 것도 생겼지만, 요즘 한국에서도 꽤 유행하는 듯 싶다. 그런 것을 보면 이 노조키를 이미 체험한 한국인들도 많을 것 같다.


Ⅱ. 스트립극장(ストリシプ劇場)

이곳은 마치 워커힐의 극장식 쇼처럼 극장에 앉아서 쇼를 보는 업소이다. 물론 시설이나 규모가 워커힐처럼 그렇게 화려하거나 크지는 않다. 쇼의 종류는 물론 '스트립쇼'이다. 쇼를 하는 쇼걸들은 자신의 몸을 구석구석 무자비할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모든 부위 앞 뒤 가리지 않고 보여준다. 보는 사람이 시선을 돌릴 정도로 노골적인 포즈이다. 극장은 마치 나이트 클럽처럼 생긴 곳도 있으며, 연극 극장처럼 생긴 곳도 있다. 어느 곳이나 입구에는 쇼의 시간과 출연하는 여성사진이 붙어있는데, 좋은 곳은 유명 포르노 스타들이 나오는 곳도 있고 초보 연예인들이 나오는 곳도 있다는 것이다. 단체로 쇼걸이 출연하는 쇼도 있고 혼자서 하는 쇼도 있다. 구성에 따라서 갖가지 성적 상상이 가능한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노조키와는 다르게 한 번 들어가면 하루종일 관람을 하여도 된다. 조조할인, 학생할인, 단체할인 등이 적용되어 그럴 경우는 3,4천엔으로 관람이 가능하며 맨 앞자리는 동네 할아버지 같은 사람들이 끝날때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앞자리에 앉을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다. 이런 스트립바는 나이트 클럽의 스테이지 같은 곳에 한번에 여러 명의 여자들이 나와 쇼를 하는데, 얼굴에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춤을 추는 곳도 있다. 낮에는 학교나 직장에 다니고 밤에 이런 업소에서 아르바이트로 춤을 추는 여성들이 많아서 선글라스를 끼고 춤을 추는 것이다. 물론 개중에는 따로 직업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학생으로 보이기 위해 선글라스를 기는 경우도 있다.


Ⅲ. SM카페

SM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자주 듣고 볼 수 있다. 일본 TV 심야프로나 스포츠 신문, 소설, 비디오, 심지어 만화책에까지 SM이라는 단어는 단골메뉴처럼 나온다. S는 사디스트(sadist)를 뜻하며 M은 마조히스트(masochist)를 뜻하는 것으로 사디즘+마조히즘이 SM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SM이라는 단어만 보면 누구나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없다. 예전에 삼성자동차에서 나온 SM5를 일본에 수출하려면 모델명부터 바꾸어야 할 것이다. 란 음료나 스낵을 먹으면서 SM쇼를 구경하는 곳이다. 극장식이 아니고 보통 카페식으로 되어있어서 SM카페인 것이다. 와 는 구별을 잘해야 한다. SM쿠라부에서는 손님이 직접 업소의 여성들과 SM행위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SM카페의 내부는 커피숍과 같은 구조이나 한쪽에 쇼를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있다. 그리고 실내 장식들이 커피숍과는 틀리게 각종 고문 기구들을 많이 걸어놓았다. 기구들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섬뜩한 것들도 있다. 기구들은 가죽띠, 쇠사슬, 수갑, 노끈 등을 주로 사용하고, 벽이나 천장에 매달 수 있는 기구도 있다.


Ⅳ. 데이트 카페(デ-ト)

이 곳은 일반 커피숍과 겉모습은 같다.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 커피를 주문하는 것도 같다. 다만 다른 커피숍과 다른 점이 있다면 보통 커피숍과 달리 실내에 젊은 여자들이 많이 앉아있어서 보기에 '물'이 좋다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데이트 카페>는 보통 바깥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 일반적인 커피숍이라면 안이 들여다 보이기 마련이니까 안이 들여다 보이지 않는 커피숍은 대부분이 <데이트 카페>인 것이다. 일단 자리에 앉아 선불로 찻값(2~3000엔)을 지불하고 나서는 마음에 드는 여자를 자기의 자리로 초대한다. 그럼 일단 인사치레로 그 여자에게 차를 한 잔 사주는게 매너이다. 매너를 지키기 싫더라도 업소의 규칙이 그러하다. 즉, 여자에게 합석료를 지불하는 것이다. 대화를 하거나 외모를 보고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애프터를 나가면 되는데, 이때도 애프터 요금을 2000엔 정도 내야 한다. 밖으로 나가서는 본인과 상대방 의사에 따른다. 여자들의 연령은 대략 만 20~28세 정도인데, 일본인 외에 동남아시아 계통의 여자들도 볼 수 있다. 과거부터 단속이 심해 요즘에는 이런 여자들을 커피숍 내에 두지 않는 곳도 많다.

이런 곳은 핸드폰이나 삐삐로 호출을 하게 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손님끼리 눈이 맞아 데이트를 하는 것으로 위장되기 때문에 업소에는 매춘 책임이 없는 것이다.


Ⅴ. 호테토루(ホテトル)

서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콜걸'과 같은 시스템을 말한다. <호테토루>는 항상 매춘을 전제로 집이나

호텔 등 손님이 원하는 장소로 여자를 불러낼 수가 있어서 색다른 특징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소

들이 집보다는 호텔로 오는 것을 선호한다. 찾기가 쉽고 빠르기 때문이다. 신주쿠의 공중전화마다 붙어

있는 여성의 야한 사진이나 그림과 함께 전화번호가 적혀있는 작은 전단들이 호테토루의 광고전단이다.

이런 전단들은 저마다 섹시한 여자 사진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관광객들 가운데는 도쿄 관광기념으로 이

것을 수집해서 가져가는 사람들도 많다. 광고 전단을 보면 업소마다 자신들만의 특징과 장점을 내세우

고 있다. 사기성 짙은 업소들이 간혹 있지만 체인지(파트너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다른 파트너를 오

게 하는 것)를 한다면 믿을만하니까 안심해도 되지만(?), 요즘은 자기 집에서 매춘하는 여성이 많아서

주로 나이 많은 여자들만 있는 업소도 많다고 한다. 젊고 예쁜 여성들보다는 업소마다 전문을 내세워서,

금발의 여자나 흑인여성만 대기하고 있거나, 어떤 곳은 몸무게 100KG정도의 여자와 가슴이 비정상적으

로 큰 여자들만 있다. 그밖에 할머니 같은 여자, 옆집 부인 같은 여자, 회사원, 대학생 등 실로 종류를

상상하기 힘들다. 여고생이나 일반 직장 여성들도 전화로 부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도쿄 시내 곳곳 뒷

골목 같은데 낙서가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여자들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씌어 였는데 그것들은 모두 매

춘용이다. 스티커 사진 찍는 곳의 메모판에도 사진과 함께 휴대폰 전화번호를 적어 놓을 수 있기 때문

에 아주 많은 전화번호들이 붙어 있다.

 

 

Ⅵ. 소프란도(ソ-プランド)

<소프란도>는 한국의 증기탕과 비슷한 곳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예전에는 일본에서 이런 업소들을 '터키탕'이라고 불렀는데, 한국과 같은 이유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 들어가는 입구 요금표에 '입욕료(入浴料)'등으로 가격이 씌어져 있기 때문에 구별하기가 쉽다. 여성의 성감서비스가 있는 업소들 중에 가격이 비교적 비싼 이유는 목욕시설 때문이다. 때문에 좋은 업소들은 훌륭한 시설을 해놓고 손님을 맞고 있지만, 사기성 업소들은 <소프란도>간판을 내걸고는 형편없는 목욕시설을 해 놓았다.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여성을 선택할 수 있다. 대부분은 창문 너머로 섹시한 옷을 걸친 젊은 여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대기실을 보면서 그 중 마음에 드는 여자를 지명하게 되어있다. 여자를 지명한 후, 서비스는 일단 씻겨 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서비스도 업소마다 큰 차이가 나며 같은 업소라고 하더라도 여자에 따라서 서비스가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소프란도는 '혼방(本番)'이라는 직접적인 섹스를 안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혼방'을 빼고 난 나머지는 어떤 것이든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Ⅶ. 호스트 바

일본에서는 호스트 바가 단속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곳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한국의 호스트바처럼 이상하고 문란한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이 이용하는 쿠라부 식으로 대화로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호스트 바>입구에는 제비같이 생긴 남자들 사진이 무수하게 붙어 있기 때문에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주로 호스테스들이나 직장여성들이 많이 이용을 하는데, 최근 들어서는 부쩍 손님이 적어졌다. 호스트 바에 나온 남성들은 돈을 벌기 위하여 나왔기 때문에, 친해진 손님에게 접근하여 갖가지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 사례가 많다. 물론 여자가 정신이 홀려 자의에 의해서 돈을 주고 몸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한 번 당하고 나면 호스트 바에 대한 미련이 사라지고 만다. 게다가 어차피 모르는 사람과 놀 바에야 돈을 받고 노는 편이 더 좋다는 매춘이 널리 퍼져있기 때문에, 돈을 내고 즐기는 곳에 절대로 가지 않는 여자들도 아주 많다. 테레쿠라 등을 통하여 언제든지 돈을 내는 남성을 찾을 수가 있는 상황에서는 호스트 바를 갈 이유가 점점 없어지는 것이다. 몸을 팔 수 없는 수준의 나이 먹은 여자들도 호스트 바를 가기보다는 하라주쿠(原宿)등에 나온 어린 남자들을 꼬시는 역(逆)원조교제도 많아졌다. 이렇게 유부녀까지 길에서 남자를 사기 때문에 호스트 바는 차차 문을 닫고 있다.
 

 


○ 매니아 문화

Ⅰ. 독신 매니아

일본의 이혼률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2분 47초당 한 쌍의 부부가 이혼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한다. 게다가 최근 멸종 위기에 놓인 일본 남자들의 3고(고학력, 큰 키, 고수입)현상이 독신녀 증후군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심지어 평생 남편과 자식을 뒷바라지하는데 몸바쳐 왔던 어머니 세대들의 독립 선언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남편이 정년퇴직하는 날을 기다렸다 퇴직금을 받아오는 순간 갈라서는 일본 여성들의 기세가 무서울 정도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처럼 독신 선언에 불을 붙이고 있는 것일까? 도쿄에서 만난 한 직장여성은 결혼관을 이렇게 말했다. "글쎄요. 결혼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지금 회사에 다니면서 받는 월급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면서 살고 있으니까요. 일이 끝난 뒤엔 친구들과 술집에 가서 스트레스도 풀고, 주말에 경마를 하고, 휴가철엔 해외 여행도 다니고.... 혼자 살다 정 심심하면 한 번쯤 결혼을 생각해 볼지도 모르죠."일본에서 여성의 위상이 바뀌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제 2차 세계대전이라 할 수 있다. 남자들이 전쟁터에 나가 있는 동안 그 빈자리를 여성들이 훌륭하게 메꾸어 낸 것. 특히 6,70년대의 참담한 시기에 일본의 어머니들은 가정살림과 자녀교육을 주도했다. 그 자녀들이 성장해 지금 사회의 주체세력이 되었고 지금 여자들의 역할을 존중하는 그들의 자세는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여성들의 지위향상은 경제적 독립을 우선으로 하는 독신 선언으로 이어졌다. 독신을 부추기는 독신녀 공식 후원 업체가 많은 것도 일본의 특징으로 꼽힌다. 도쿄의 경우 우리나라 돈으로 60만원만 있으면 조그만 욕실과 취사시설, 거기에 에어컨과 냉장고는 기본으로 달린 개인 원룸을 구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독신녀만 입주할 수 있는 독신녀 전용 아파트나 맨션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지하철 내의 독신녀 전용 아파트 광고 포스터는 보증금 제도, 평생 입주 가능, 직업 알선등의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하며, 독신녀들에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그래서 성공한 독신녀들을 상대로 한 독신녀 전용 아파트나 맨션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그렇다면, 독신자들의 먹는 문제 즉, 음식문화는 어떤가. 일본의 6채널 TBS가 일요일 낮에 방영하는 '동경매거진'이란 시사오락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것이 바로 '해봐! 트라이'란 코너다. 이것은 일종의 요리코너로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드는 길거리에 이동식 요리 세트를 만들어 놓고 일반인들이 요리에 도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꽁치조림이 그 날 정해진 요리라면,길가는 젊은 여성을 즉석에서 섭외하여 꽁치조림 요리를 만들어 보도록 시킨다. 그런데 우리 식으로는 도저히 상상이 안되는 천방지축 꽁치조림이 그야말로 배꼽을 잡게 만든다. 식초를 넣는가 하면, 신세대랍시고 케첩에 마요네즈까지.... 사실 일본의 신세대 여성들 가운데는 요리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많다. 간편한 인스턴트 식품을 주로 애용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일회용 인스턴트 식품은 동네 곳곳의 24시간 편의점에서 독신 매니아들의 새로운 음식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루 세 끼, 심지어 한 달 끼니 전부를 편의점에서만 해결하는 이른바 신컨비니언 족이 있을 정도다. 자유로운 일자리 또한 독신 여성들을 기다린다. 도쿄 미나미 아오야마(南靑山)에 있는 인재 파견 전문회사 '두 크리에이션(DO CREATION)'은 전문기술이나 자격증을 소유한 여성들과 계약하고 그들에게 적절한 일거리를 제공한다. 경영자의 입장보다는 일하는 사람 위주의 효율적인 운영관으로 여성 인재들의 사회 진출에 기여하고 있다. 이것은 일본 여성들의 직업관의 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서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크리에이션'에 등록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쿄 모터쇼나 데이터 쇼, 각종 이벤트에 파견되는 여성 전문인력들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일본에서 살다보면 여자든 남자든 나이 서른이 넘어 혼자 살아도 '왜 혼자 사느냐, 사귀는 상대는 없느냐? 등의 개인적인 질문은 받지 않는다. 우리가 생각하듯이 나이 서른이 넘어서도 결혼하지 않으면 무언가 결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쓸데 없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좋은 예로 크리스마스 케이크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일본에선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은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케이크를 먹는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8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에선 시집 못간 노처녀에 비유됐다는 사실이다. 왜냐 하면, 대량 제작한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날개 돋친 듯 팔리다 12월 25일이 지나자마자 절반도 안되는 헐값에 팔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90년대에 들어 노처녀 크리스마스 케이크 이야기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이젠 적어도 일본에서 나이 서른이 넘도록 결혼 안 한 사람이 손가락질 받는 경우는 없다. 독신자들의 증가는 관련 업종이 성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 중 애완동물 숍은 독신 매니아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방편으로 최근 괄목할 만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애완동물 먹이 주기, 기르는 방법 등이 상세히 기재된 무료설명서와 전용 화장실, 먹이, 장난감 등을 애완동물과 함께 빌려주는 애완동물 肉㈍汰?신 비즈니스로 각광받고 있다. 고슴도치는 3,000엔, 고양이 6,000엔, 개 1만 2,000엔으로 하루 동안 빌릴 수 있다. 혼자 살기 외로워 애완동물을 기르고 싶은데, 밥 주고 산책도 시켜야 하고 오물처리에 키울 자신이 없을 경우 전화 한 통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아저씨 여기 치와와 작은 걸로 삼일만 빌려갈께요. 삼일에 얼마죠?" 이런 식이다. 아울러 TV프로그램에는 애완동물을 소재로 한 코너들이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그 수도 증가 추세다. 여행업계에도 독신 남녀만이 즐길 수 있는 독신 여행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해 독신 매니아를 위한 독자적인 여행 패키지들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독신 여성들에게 엄청난 사랑과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여성 전문잡지가 있는데 바로 앙앙 족과 하나코 족이라는 유행어를 남긴 <앙앙>과 <하나코>지가 그것이다. 매회 실리는 여성만을 위한 특집, 기획 르포를 읽으면 시대에 뒤떨어지고 유행의 대열에서 도태된다는 위협을 느낄 정도다. 주로 독신 여성이나 젊은 신세대 여자들을 독자층으로 하는 이 잡지들은 쇼핑에서부터 톡톡 튀는 최신 거리 패션, 그리고 음식에 관한 최신 정보와 기획 취재 기사를 생명으로 한다. 이 같은 잡지들은 또한 일본의 독신녀 증후군에 무한대의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독신 매니아 증후군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최고라는 개인주의로부터 출발한다. 자신의 취미나 관심사에만 몰입하는 이른바 일본의 신신인류 매니아 현상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고개를 든 문화이다. 하지만 독신 매니아는 외부세계와 벽을 쌓고 철저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내향적 성향이 강한 오타쿠(정도가 지나친 매니아를 지칭하는 용어)부류와는 다르다. 왜냐하면, 독신 매니아들은 외형상 독신의 형태를 고집할 뿐 실제 생활은 사회 속의 집단주의와 공생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독신 중독증으로까지 불리는 일본의 신세대 독신 매니아는 복잡 다양해지는 현대 사회의 구조와는 정반대로 단순화 간략화를 추구하고 있다. '독신 매니아들만의 천국 건설!' 이웃 일본에서는 전혀 꿈 같은 이야기로만 느껴지지 않는 말이다.



Ⅱ. 성(性) 매니아 - 남자가 벗는다.

감미로운 음악이 희미한 조명을 타고 흐르고, 온통 뜨거운 열기와 칙칙한 땀 냄새가 뒤섞인 공간. 금방이라도 '뻥'하며 터질 것 같은 섹시한 에로티시즘의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진다. "여자가 벗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눈 앞에 전개되는 근육질의 율동이 원초적 본능을 자극한다. 섬나라 일본의 오리지널 미국판 남자 스트립쇼의 진수가 유감없이 펼쳐지는 곳. 도쿄의 도심 한복판 미나토구의 니시마사후에 자리잡고 있는 '제이 멘스 도쿄(J men's Tokyo)'의 이색 풍경이다. 섹스문화의 선진국(?)다운 발상이다. 남자 스트립쇼가 펼쳐지는 '제이 멘스 도쿄'의 장내는 온통 여성 고객들로 초만원을 이룬다. 더 월(THE WALL)이라는 건물의 지하에 마련된 30여 평 남짓한 이 스트립쇼장의 좌석에는 고객들이 빽빽하게 들어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몸은 람보나 코만도요, 얼굴을 톰 크루즈를 연상케 하는 육체미의 소유자들이 무대를 장악한다. 검은 피부나 갈색머리를 가슴까지 길게 드리운 코 큰 남자들이 청바지와 검정 자킷을 벗어 던진다. 이윽고 '우와~~~'하는 탄성과 함께 남자들은 하얀, 노랑, 보라빛의 색색 팬티만을 걸친 벌거숭이가 된다. 무대와의 거리가 1m정도밖에 되지 않은 곳에 앉아있는 여성 고객들의 표정도 가지각색이다. 손뼉을 치고 고함을 지르고 열광하는 열성파가 있는가 하면 아직은 낯설고 익숙지 못한 탓인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며 얼굴을 붉히는 내숭파도 있다. 라스트 피치 타임에는 일일이 무대에서 내려와 여성고객의 앞을 지나가며 섹시한 율동과 키스를 선사한다. 고객들은 그 답례로 가느다란 색색 팬티를 잡아당기며 지폐를 꽂아주기에 바쁘다. 이 '제이 멘스 도쿄'의 남자 스트립쇼는 일본 최대의 관광버스인 하토버스의 동경시내 관광코스로 정식 지정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주 저녁 7시, 8시 30분, 10시 하루 세 차례 공연하며, 요금은 앞 쪽 전열이 7,000엔. 일반석은 4,000엔이다. 물론 거의 예약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사실 술집이나 유흥업소, 그리고 여자 스트립쇼가 열리는 곳은 신주쿠(新宿)의 환락가로 유명한 가부키쪼나 롯뽄기(六本木)의 밤거리가 유명하다. 주로 남성고객을 상대로 한 섹스 유흥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에서 '제이 멘스 도쿄'의 남자 스트립쇼는 적지 않은 파문을 몰고 왔다. 이는 여권신장이나 남녀차별을 부르짖는 소리가 드높아만 가는 현실을 반영해주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제이 멘스 도쿄'를 찾는 주 고객들이 여대생이나 젊은 직장 여성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일본 여성들의 결혼관의 변화와 더불어 대두된 새로운 성매니아의 풍속도로 일본 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함께 어디가 그 한계일지 예측할 수 없는 일본의 성 개방 풍속도를 시사해 주고 있다. 지금 일본은 범람한 성인 비디오와 전화 한 통이면 성적 욕구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매춘업, 24시간 편의점에 방치되어 있는 포르노 잡지들, 통신판매등을 통해 거래되고 있는 성기구...... 그리고 공중파 TV프로그램 속에는 노골적인 성묘사등이 만연되어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일본은 금세라도 망해 버릴 것 같은 그로키 상태로 보인다. 돈이면 무엇이든 오케이라는 물질만능주의의 팽배는 이제 여중고생까지도 몸을 파는 이른 바 기형아적 현상을 불러오고 있다. 1억 3천만명의 인구가 북적대는 섹스 문화의 천국 일본. 그 속의 원초적 쾌락주의자인 섹스매니아들의 풍속도는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자못 궁금하기만 하다.




Ⅲ. 콘돔 매니아

"콘돔에 관한 한 없는 것이 없습니다." 하라주쿠 한복판에 위치한 콘돔 전문점 '콘돔 매니아'의 캐치프레이즈다. 오전 10시 30분에 문을 열어 저녁 11시까지 운영되는 이 콘돔 전문점에 전시된 콘돔의 종류는 무려 230여 종에 달한다. 절반 정도가 콘돔을 아이템으로 한 기념품인데 보기만 해도 피식 웃음을 자아낸다. 콘돔으로 만든 예쁜 화분, 눈깔사탕으로 착각하기 쉬운 사탕 모양의 콘돔, 콘돔 열쇠고리, 그리고 소프트 페니스등..... 기발한 아이디어의 콘돔 상품이 진열되어 고객의 발길이 끊일 줄 모른다. 호기심 반, 취재 반으로 정신없이 구경하고 있는데, 세일러문 복장의 여자 고교생 두 명이 콘돔 전문점에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런 곳에 고교생인 미성년자가....'하고 생각하며 은근히 관심을 두고 지켜보았다. 10여분 정도 콘돔을 만지작 거리며 구경하던 그 여고생들은 기념품이 아닌 진짜 콘돔을 두 통씩 사서 가방에 넣고는 휑 하니 나가 버렸다. 염색한 머리, 짧은 미니스커트 교복, 흘러내린 흰색 루스삭스 차림으로 보아 전형적인 고걀족이었다. 잠시 후 이번에는 사복차림의 남자아이가 들어오더니 진열대에 놓여진 컵라면을 5개 사가지고 나간다. 콘돔 전문점에 웬 사발면일까 하고 점원에게 물어보니 그것은 컵라면 모양의 남성 마스터베이션 용품이었다. 이'콘돔 매니아'는 현재 일본 내는 물론 해외까지 진출하여 싱가포르에도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저희 가게에서 대량으로 콘돔을 수입해가고 있어요. 그리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의한 통신 판매 주문도 짭잘하답니다...." 머리를 물들인 이 가게 점원의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도 섹스용품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물론 지나가는 길에 보면 파리 날리고 있다. 최고상권으로 꼽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콘돔전문점과는 매우 대조적으로 썰렁하기만 하다. 일본에는 콘돔만을 수집하는 10대들도 있다. "취미가 뭐에요?" "저요? 콘돔을 모으고 있어요." 아마 한국에선 강산이 몇 십번은 변해야 볼까말까 한 풍경일 것이다. 콘돔 전문점의 성황은 단순히 콘돔을 사용하는 피임인구의 증가나 콘돔을 기념품으로서 수집하는 신신인류 콘돔 매니아들의 증가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그것은 90년대 초반부터 새롭게 등장한 영파워 신신인류의 세력 확장과 그에 따른 일본 신생족들의 새로운 생활 유형을 의미한다. 이른바 난파'로 불리는 길거리 헌팅이나 여자 고교생들의 전화방, 그리고 섹스에까지 이어지는 원조교제 등의 세태와 정조관념이나 성에 대한 개방적 가치관의 변화 등에서부터 기인한다. 특히, 93년부터 등장한 미니스커트 교복에 흘러내린 흰색 루스삭스로 대표되는 고걀족들의 필수품이 개인 휴대폰과 다름 아닌 콘돔이라는 사실은 전후 일본 대중문화의 급격한 변화를 잘 반증해 주고 있다. 콘돔 전문점의 주 고객은 10대 여성들! 하라주쿠의 명물이 되어 버린 콘돔 전문점을 나오면서 일본의 신신인류 여성의 세력이 어느새 섹스의 주도권을 독점하는 데까지 이른 일본 사회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



Ⅳ. 자살 매니아

"당신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여기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자살하는 방법이 자세히 적혀 있는 책이 있습니다. 자살을 하려면 이 책을 보십시오!" 바로 출판 왕국 일본에서만 접할 수 있는 자살 안내서 <완전 자살 매니아>의 광고 문안이다. 오타 출판사에서 93년도 초판이 발행된 이래 베스트 셀러에 오르기도 했던 이 책은 끊임없이 방황하며 고뇌하는 젊은이들이 자살을 실천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른바 자살 교과서이다. (시중가 1,200엔) 이런 충격적인 책이 출간되었다는 사실도 사실이지만, 백만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완전 자살 매니아>에 수록된 자살 방법은 약물 복용, 목 매달기, 뛰어내리기, 가스 중독, 분신 자살 등 모두 10여 종류로 나누어 상세한 자살 정보를 게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목 매달아 자살하기 편에는 줄을 매는 방법부터 죽는 순간의 고통, 실패하지 않기 위한 체크 포인트, 거기에다 목을 매어 자살하기 제일 좋은 장소 안내 지도, 숙식 및 교통편, 시체가 발견되지 않는 방법 등등... 보고 있자면 웬지 소름이 끼치는 자살 가이드가 너무나 상세히 실려있다. 일본에서 나이 어린 젊은이의 시체가 후지산 기슭에서 이 <완전 자살 매니아>와 함께 발견된 기사를 접할 때면 슬픔과 놀라움, 그리고 분노가 교차되곤 한다.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 이런 책을 썼을까? 신주쿠에 위치한 오타 출판사의 오치아이 편집장에게 물어 보았다. "당신의 자녀가 만약 이 책을 보고 자살을 기도한다면 어떻게 하겠소?" "세상에는 잘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책들뿐이지요. 성공하는 법, 돈 많이 버는 법, 장수하는 법... 그러나 인간이 죽어 보지 않고서는 삶이 죽음보다 좋다고만 할 수 없지 않아요? 만약 이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죽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편안하게 적은 고통으로 죽음을 맞는 방법을 알려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런 <완전 자살 매니아>를 출간하게 되었지요." 차분한 목소리의 항변이었다. 판매 부수가 백만 부를 넘은 탓에 대만에서도 번역 출간되었으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판매 금지되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역시 책에 관한 한 없는게 없다는 출판 왕국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완전 자살매니아... 최근 들어 신신인류의 매니아 현상과 같이 자신의 관심사가 자살에 있고 자살만 생각하고 심취한다면 아주 자연스럽게 완전 자살 매니아가 되어 서슴지 않고 죽음을 택하지 않을까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든다. 매니아가 매니아 전문 책자와 잡지, 비디오 판매고에 일익을 담당하고, 이러한 매니아 문화의 양적 팽창은 '사회적 무관심'을 초래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할 매니아 시대의 최대 약점이다. 이웃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길 바랄 뿐이다.



Ⅴ. SM 매니아

가학성 변태성욕이란 뜻의 새디즘(sadism)과 피학대 음란증인 매조키즘(masochism)의 첫 자를 따서 만들어진 신조어. 밧줄로 꽁꽁 묶어 맨살에 뜨거운 촛농을 떨어뜨리는가 하면, 채찍질을 해대며 갖은 고문을 자행한다. SM 매니아들의 행동은 보는 이의 낯을 뜨겁게 만들 정도이다. 하지만 출판왕국 일본의 서점과 편의점에서 SM 매니아들의 선정적이고 음란한 사진과 기사를 실은 잡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심지어 인기 TV프로그램의 소재로도 재연될 정도이다. 이것은 우리에겐 생소하기만 한 SM 매니아의 양적 팽창을 의미한다. 심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학에 의하면, 인간은 크게 새디스트와 매조키스트로 분류된다. 상대방에게 가혹행위를 함으로써 심리적 만족감 내지 쾌감을 얻는 유형과, 반대로 가혹 행위나 학대를 받음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을 느끼는 유형이다. 따라서 SM 매니아란 이런 새디스트와 매조키스트의 독특한 성적 행위를 의미한다. 일본에서 SM이란 단어가 일반화되기까지의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자. 일본 최초의 SM 잡지는 1950년 11월에 등장했다. 알몸의 여자가 로프에 손목과 발목은 물론, 가슴까지 칭칭 묶여 있는 그림과 기사, 지금이야 중학생들까지도 알고 있을 정도로 일반화 되었지만, 당시의 SM이란 생소하기 짝이 없는 용어이자 장르였다. 소수 SM 독자들로부터 확대되기 시작한 SM은 곧바로 사진과 소설 속의 소재로 제 1의 황금기를 맞았다. 그리고 71년에 창간된 잡기 <세렉터>의 등장으로 가속화되었다. 본격적인 SM 전문잡지의 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이렇게 성장, 확대되기 시작한 SM 매니아는 매춘과 관련된 유흥업, 이른 바 풍속산업의 한 부분으로 확고히 자리잡기에 이르렀다. 이들 SM 매니아들의 행위는 극히 비정상적으로 보일 뿐이다. 뜨거운 촛농을 맨몸에 떨어뜨리는가 하면 구둣발로 차거나 꽁꽁 묶어 채찍질을 해대기도 한다. 우리의 가치관과 성의식으로 보면 이건 정말 문란함과 조잡함이라는 단어로밖에 표현되지 않는 광경이다. 웬지 무방비 상태의, 여과기능이 생략된 듯한 제반 환경이 순식간에 성 완전 자유국가인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의 성풍속도 알게 모르게 동경도의 음행조례 재심의를 거쳐 운행 감독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테레쿠라(전화 미팅방) 규제 조례의 제정, 얼마전부터 실시된 인터넷 에로 홈페이지 규제, 그??성인 비디오 규제 등 성 규제 강화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물론 일련의 규제 강화조치에 대한 찬반도 거세기만 하다. "규제하면 할수록 성에 대한 욕망은 증가하기 마련이지요. 규제받는 쪽은 수그러들기는커녕 더욱 더 음성적으로 과격화되어 갈 뿐이구요." 규제 강화에 반기를 든 변호사 나이토씨의 열변이다. 일본 정부의 규제 강화에 맞서 일본의 성 완전 자유화 실시를 주장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성에 관한 평론가로 유명한 기타하라씨는 구미와 같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불쾌금지 원칙을 지켜 성인이 자기 자신의 성적 행위에 대해 책임질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무튼, 이러한 찬반론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성풍속 산업은 극도의 상업주의로 우리에겐 충격으로 다가올 뿐이다. 더욱이 이러한 SM 매니아들의 모임은 공식적인 SM 강습회나 SM 초심자들을 위한 실천 강좌 등의 개최로 양적 증가를 꾀하고 있다. 거기에 동네 비디오 대여점의 성인용 AV 비디오 코너에는 수많은 SM 관련 비디오들이 진열되어 있다. 일본에서 SM 매니아는 동네 어귀마다 있는 자동판매기처럼 일상생활 속에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다. SM 매니아에 식상한 일본의 성 매니아들이 만들어낼 새로운 대상과 매니아의 등장이 벌써부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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